중국뉴스★

총살 사형 vs 주사 사형 … 중국 '사형 방식' 논란

예수아빠 2007. 9. 17. 06:44
중국은 세계 최대의 사형집행국이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1년에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는 사형수가 3천명을 웃돌기도 했다. 장관이나 성장급 고위관리가 뇌물을 받은 혐의로 사형을 당했다는 뉴스도 심심치않게 볼 수 있다.

그런 중국이 최근 사형집행에 대해 과거에 비해 많이 신중해졌다. 무엇보다 즉심 사형이 사라졌다. 과거에는 1심에서 사형이 선고되는 즉시 사형이 집행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상고심을 거처야한다. 특히 올해부터 사형선고는 반드시 최고인민법원의 최종 판결을 거치도록 했다.

이처럼 사형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 지난 2004년 2700명에 달했던 사형집행이 지난해에는 1060명으로 크게 줄었다. 사형의 방법을 놓고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우선 공개적인 처형이 사실상 사라졌다. 중국에서는 범죄에 대한 경종을 울린다는 이유 등으로 공개적으로 사형을 집행하는 경우가 수년전까지도 사라지지 않았었다. 그러나 이같은 공개처형방식에 대한 국제적인 비난을 의식해 최근에는 공개처형은 사실상 이뤄지지 않고 있다.

◈ 사형방식 놓고 논란

또 최근에는 사형의 방식을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은 1979년 이후 재래식 사형방법을 없애고 총살형으로 일원화했다. 그러나 공개적인 총살형에 대한 국내외 비판이 비등하자 지난 1996년 법을 개정하면서 독극물 주사방식을 함께 사용도록 했다.

중국 정법대 형법학과 취신주(曲新久) 교수는 "주사형은 사형수의 고통을 최소화하고 인체가 훼손되는 일이 없어 인도적일 뿐 아니라 장소와 경비 등에서 비용이 크게 절감된다는 점에서 총살제보다 훨씬 문명적"이라고 말한다. 최근 저장성 고급인민법원은 9월 1일부터 주사방식 사형집행을 채택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대부분의 사형집행은 총살형으로 이뤄지고 있다. 지식인 사회에 영향력이 큰 주간지 남방주말(南方周末)은 최근 "총살형인가 주사사형인가 그것이 문제다"라는 평론을 실었다.

이 평론은 누구는 총살형을 집행하고 누구는 주사사형을 집행하는지 명확한 규정이 없어 사형집행에서도 공평하지 못한 일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즉 그나마 권력이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독극물 주사형으로 사형이 집행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폭력이나 잔혹한 범죄에 대해서는 총살형을 집행하고 나머지 범죄는 주사형으로 하자는 제안을 내놓고 있다. 또 사형수에게 사형방법에 대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제안도 내놓고 있다.

◈ 인터넷서도 찬반여론 팽팽

인터넷 상에서는 반대여론도 만만치 않다.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지른 사형수에 대해 인도주의를 말하는 것은 그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에게 상처를 입히는 것이다. 극악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좋게 죽을 수는 없다는 전통적 선악관에 어긋난다.'며 총살형 같은 극형방식을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런 가운데 아직은 극히 일부이긴 하지만 어떻게 사형을 집행하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사형을 유지할 것인지 말 것인지가 문제라는 주장도 등장하고 있다.

인터넷사이트 홍망은 평론을 통해 "사형이 사라지는 것이 세계적 추세이고 총살형 이외에 주사형을 병행하는 것은 중국에서 사형이 폐지되기 전에 사형방법이 보다 인도적으로 바뀌는 한 과정"이라고 풀이했다.

중국은 여전히 정부의 처벌의지를 보여주고 사회적으로 범죄에 대한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는 사형제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일방적이다. 그러나 총살형이냐 주사형이냐 하는 논란이 제기되는 것은 중국사회가 다원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기도 하다.


베이징=CBS 김주명 특파원 jmkim@cbs.co.kr